"미용시술도 보툴리눔톡신 내성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습니다."
국내 보툴리눔톡신(이하 톡신) 1세대로 미용시술의 대중화를 이끈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대표원장이 던진 경고다. 단순 주름 개선을 넘어 톡신의 시술 범위가 신체 여러 부위로 확대되면서, 고용량·반복시술에 따른 내성 위험을 더 이상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객관적 데이터로 증명하기 위해 2014년부터 실제 경험한 톡신 내성 의심사례를 체계적으로 축적했다. 임상 내성테스트와 혈액검사를 통해 무려 80명의 환자에서 내성을 확인했으며, 그 결과를 올 하반기 연구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 미용시술에서도 톡신 내성 발생… 세계 최다 데이터 확보
서구일 대표원장이 준비 중인 이번 논문은 미용시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데이터를 확보한 톡신 내성 보고로 평가된다. 그간 국내외 미용 영역에서의 톡신 내성 보고는 소수 사례를 모아 분석한 연구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수치로 증명할 수 있어야 톡신 내성에 대한 현실을 자각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80명 중 35명은 혈액검사를 병행해 내성과 직접 관련된 중화항체가 있는지 확인함으로써 데이터의 객관성을 높였습니다."
실제로 35명에 대해 혈액검사를 병행하고 중화항체 존재 여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기존 사례 보고의 한계를 뛰어넘는 수준의 근거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 내성 유발 주요 원인… 고용량·반복시술과 복합단백질
서구일 대표원장의 분석에 따르면, 고용량·반복시술에 따라 누적된 총용량이 내성 위험을 높이는 주요 인자로 확인됐다. 여기에 복합단백질이 포함된 제형도 내성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복합단백질이 제거된 순수톡신 제형으로 바꾼 환자들에서는 추가 내성사례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복합단백질은 보툴리눔톡신 원액에 포함된 부수 단백질로, 면역체계를 자극해 중화항체 형성을 유도할 수 있다. 순수톡신 제형은 이러한 복합단백질을 제거한 제품으로, 내성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 미용 내성이 질환 치료까지 막는다
서구일 대표원장은 미용시술에서 형성된 톡신 내성이 향후 질환 치료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보툴리눔톡신은 안면경련, 사경, 뇌졸중 후 경직 등 다양한 질환 치료에 활용되는데, 한번 항체가 형성되면 전신을 순환하며 모든 적응증에서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내성은 미용효과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톡신을 사용한 질환 치료의 선택지마저 제한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보툴리눔톡신 치료가 필요한 신경과·재활의학과 환자 입장에서는, 미용 목적의 반복 시술로 인해 항체가 형성될 경우 정작 치료가 필요한 시점에 약효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미용과 치료의 경계를 넘나드는 톡신의 이중적 쓰임새를 고려하면, 내성 예방은 개인의 건강 관리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 보툴리눔톡신 내성 예방 가이드라인 4가지
서구일 대표원장이 제시하는 내성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시술간격 3개월 유지 : 보툴리눔톡신은 면역반응 가능성이 있는 단백질 제제다. 2주~1개월 내 반복시술은 항원 부스팅 효과를 일으킬 수 있어 한 달 이내 반복시술은 피해야 한다.
부위별 시술간격 통합관리 : 시술 부위가 달라도 동일한 보툴리눔톡신이 투여되는 만큼 항원 노출은 누적된다. 주름 시술은 3~4개월 간격 연 2회, 사각턱 시술은 6개월~1년 간격 연 1회를 기준으로 전체 시술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
고용량시술 신중히 결정 : 사각턱, 종아리, 승모근 등 단회 용량이 큰 시술은 처음부터 보수적으로 접근해 횟수와 시술간격을 신중하게 조절해야 한다.
내성 위험 낮은 제형 선택 : 순수톡신은 면역반응을 자극하는 복합단백질이 제거된 제형으로 내성 위험이 낮다. 이전보다 효과가 떨어진다고 느끼면 시술을 멈추고 주치의에게 솔직히 알려야 한다.